슈르의 등장




10월 1일. 아이들의 물장난을 피해 울어대던 작은 고양이는 사람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한 손 위에 오를 정도로 작은 크기였던 녀석은 10월이지만, 여름처럼 더웠던 그 날에 따뜻한 사람의 품을 원했다. 사료를 불려 밥을 주고 깨끗한 물을 주자 앞뒤 분간도 못하고 허겁지겁 사료에 달려들었다. 주린 배를 빵빵하게 할 정도로 많은 사료를 먹은 후에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길 정도로 녀석은 굶주려 있었다. 그 굶주림과 꼬리와 귀 끝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피부병은 녀석의 길고양이 생활을 짐작케 해주었다. 

슈르는 그날 밤, 내 팔을 베고 골골거리며 잠들었다. 난생 처음 들어본 고양이의 골골거림은 마치 기차통을 삶아먹은 듯한 굉음이었지만, 녀석은 행복에 겨워 내 팔에 꾹꾹이를 해댔다.


그렇게 1kg도 안 나가던 작은 생명체는 지금 5.3kg의 몸무게와 크고 긴 몸을 자랑하며 스스로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자랑한다. 이 녀석 가끔씩 가만히 내 주변에 앉아 나를 바라볼 때를 보면 분명히 자신이 귀엽고 아름답고 멋짐을 알고 있다. 분명히.

by 천기누설 | 2009/06/26 00:57 | 지난 흔적 | 트랙백 | 덧글(8)

경쾌한 공포, 괴담



그러고 보니 첫번째 웹진이 나왔을 때 포스팅을 안 했어요. 미쳤나 보다 내가... 짚고 넘어가자면 첫 웹진은 생각보다 너무 퀄리티가 좋은 웹진이 나와버려서 상대적으로 이번 호가 조금 꿀리는 감이 없진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우린 리얼 시리어스 스타일 하다는 거?

여름을 맞아 '경쾌한 공포, 괴담'으로 테마를 잡았습니다. 규님에게 '뒷골목을 배회하는 도시의 하이에나'를 그려줘 라고 부탁했는데 그냥 하이에나만 그려왔네요. 이 님 뭥미? 뭐, 그래도 나름 만족합니다. 여백의 미를 살리며 마치 동양화같은 느낌으로 그렸는데 하이에나 특유의 비열한 눈빛이 아주 잘 살아있지요?

속지는 스노리님에게 '여름 밤, 수박밭의 오두막을 지키는 소년과 도깨비'를 알아서 한장 한장 그려주십사 부탁했습니다. 그 부분은 배경을 하얗게 하기를 원했는데 연필작업을 하신지라 잘 안됐나봐요. 하지만, 소년이 아주 귀엽습니다.

이번에 '경쾌한 공포, 괴담' 테마에 맞춰 작가분들께 미션을 내드렸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소설들이 많이 들어왔지요. 그치만 전 소설만 바란 게 아니고 시, 그림, 미니픽션, 희곡 등등등 모든 것을 염두해두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괴담'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장르, 소설로 몰리신 것 같습니다.

연재 소설에는 완보님의 요리와 섹스와가 새롭게 올랐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편에는 짜릿한 섹'-^*스씬이 없지만, 추후 연재분에는 있다고 합니다. 아니, 저는 이미 봤습니다. 후후후. 부럽죠? 죄송하지만, 원고 유출은 안됩니다. 에에- 해킹도 불법이예요. 하지 마십셔.


뭔가, 여름 특집에 맞춰 마치 영화 시작 로고같은 레인님의 영상도 들어와서 영화처럼 시작을 꾸며봤습니다. 앞좌석 발로 차지 마시고 떠들지 마시고 휴대폰 꺼놓고... 이런 건 막상 쓰려고 하니 기억이 안나서 이것저것 찾아본 후 완성되었지요.


이번 호는 기능면에서 여러가지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당초에 목차를 빼고 메모지를 집어넣으려했던 계획이 어긋나서 목차없이 작품들을 봐야 하기에 다소 구독이 힘드시겠습니다만, 책 한권 주욱 읽는다는 느낌으로 단숨에 보시는 방법밖에 없겠지요. 저희는 좀 불친절합니다. 빨갛지 않거든요. ...아, 의도치 않게 좌파가 아님을 선언했네요.




by 천기누설 | 2009/06/23 23:01 | RSS:: | 트랙백 | 덧글(11)

Sherlock Holmes, 아 액션 어드벤쳐 스릴러군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셜록 홈즈역을 맡은 셜록 홈즈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뭐, 홈즈가 굉장히 와일드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옷도 제대로 갖춰입었고 외면적으로는 그렇게 지적이지 않은 것이 홈즈이니 그런가보다 싶다. (근데 저 몸을 하고 할머니 분장이 되나)

홈즈... 얼굴이 너무... 너무 잘 생겨서 몰입이 안되염orz 굉장히 미국적인 얼굴이라orz



근데 왓슨 선상님. 의사 아니세요? 카리스마가 너무 넘치셔요. 홈즈를 뛰어넘으셔.



그런데.
ㅋㅋㅋㅋ
오피셜 홈페이지 링크 http://sherlock-holmes-movie.warnerbros.com/

홈페이지 가서 트레일러 영상 보면 알겠지만, 내용도 기존의 셜록 홈즈보다 액션씬이 상당히 가미되어 있고 헐리우드식으로 편집되고 저 두꺼운 성우 목소리로 둥- 둥- 하면서 영상을 뱉어내니 좀 난감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감독은 영국인인데 예고편을 저래놓으니 이건 셜록홈즈는 셜록홈즈인데...

아참, 액션 어드벤쳐 스릴러였지. 셜록홈즈 원작 자체도 나름 액션 어드벤쳐 스릴러가 맞긴 한데 분위기가 내가 알고 있는 그 셜록홈즈가 아닌 것 같아... 셜록홈즈 다시 읽어봐야 하나?

by 천기누설 | 2009/06/23 20:46 | 기대되는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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